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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울타리 📖 2화 손상된의 진실

ssudiver119 2025. 2. 7. 13:54

📖 2화: 손상된의 진실

늦은 밤, 거리는 조용했다.

강현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912.

그는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빠르게 걸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손상된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강현은 단번에 그가 심각한 상태임을 알아챘다.

📞 "팀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그 한마디에 강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손상된은 기관의 복지 대상자로, 몇 달 전까지 도시락 배달을 돕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최근, '횡령'이라는 오명을 쓰고 배달 업무에서 배제당했다.

손상된 님이 도시락을 빼돌렸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강현은 도착하자마자 공동작업장의 문을 두드렸다.

"손상된 님, 저예요. 이강현 팀장입니다."

잠시 후,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문이 천천히 열렸다.

손상된은 수척한 얼굴로 서 있었다.

"팀장님."

손상된의 억울함

방 안으로 들어가니 좁은 공간에 작은 난로 하나가 켜져 있었다.

손상된은 강현을 향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저 진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제 아무도 저한테 도시락 배달을 맡기지 않아요. 다들 제가 음식을 훔쳤다고 생각해요."

강현은 손상된을 진정시키며 조용히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손상된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횡령사건의 진실

"제가 배달하는 도시락을 몇몇 분들이 안 가져가신 날이 있었어요."

그는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음식이 남으면 버리는 게 아깝잖아요. 그래서 그냥 제가 먹거나, 다른 분들께 나눠드렸어요. 그런데."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강현을 바라봤다.

"이모지 실장이 그걸 보고는, ‘손상된이 도시락을 빼돌린다고 소문을 내기 시작했어요."

강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도시락을 버리는 게 아까워서 나눠주신 거죠? 그게 어떻게 횡령이 됩니까?"

손상된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어느 날부터 직원들이 절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도시락을 집어 드는 것만 봐도 수군거리고."

강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명백한 부당한 낙인이야.'

손상된은 기관에서 하루아침에 배달 업무에서 제외당했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기관의 태도

강현은 다음 날 아침, 소장 박미선과 실장 이모지를 찾아갔다.

"소장님, 손상된 님이 배달 업무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박미선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강현 씨, 그거 그냥 넘어가요. 어차피 조용해진 문제잖아요?"

강현은 당황했다.

"조용해진다고요? 손상된 님은 지금도 억울해하고 계십니다."

그 순간, 실장 이모지가 비웃으며 끼어들었다.

"아니, 강현 씨. 그럼 그분 다시 배달 시켜야 한다는 거예요? 문제 생기면 책임질 수 있어요?"

"책임질 게 없습니다.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

이모지는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그분이 도시락을 안 빼돌렸다는 증거라도 있어요?"

강현은 입을 열려다 멈칫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었다.

그저 귀찮은 문제를 덮어버리는 것이었다.

내부 고발의 결심

회의가 끝난 뒤, 강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책상 서랍을 열고, 안에 있던 공책을 꺼냈다.

'이제부터 모든 걸 기록하자.'

그는 최근 있었던 사건들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다.

이모지 실장의 폭언

소장 박미선의 방관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

복지 대상자들에 대한 방치

그는 결심했다.

이 기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조리 기록하고, 필요하면 외부에 알릴 것이라고.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말을 걸었다.

"강현 씨, 진짜 이대로 가면 위험해."

강현은 깜짝 놀라 돌아봤다.

그곳에는 최어리가 서 있었다.

강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말이야?"

최어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실장님이 요즘 당신을 주시하고 있어."

강현은 가만히 최어리를 바라봤다.

최어리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강현 씨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적당히 타협하는 게 좋을지도 몰라."

강현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부터더 조심해야겠군.'

책상 위에 놓인 공책을 내려다보며, 그는 다시 한번 결심했다.

어떤 위험이 따르더라도, 이 기록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다음 화: 감시의 시작)